오래전에 IT업계를 잠시 떠나서 의류회사에 근무하고 있던때 일 입니다.
대단히 무서운 이야기는 아니고 귀신이 나타난것도 아니지만 뭔가 이상한 것이 보였고 기억을 더듬어
그 일을 적어보겠습니다.
당시에 갓 서른을 넘긴 예쁜 여성 디자이너가 있었는데 무덤덤한 말투로 귀신따위 있어봐야 무섭지 않다는 둣이
"스튜디오실에 아무래도 귀신이 있는것 같아요." 하더군요.
신상이 나오면 디자이너가 스튜디오에 가서 마네킹에 신상을 입히고 사진을 찍어서 쇼핑몰에 등록합니다.
스튜디오에는 고급사진관 못지 않게 장비를 다 갖추고 있었습니다.
의류회사라 마네킹도 여러종류가 많이 있었는데 스튜디오에는 나무로된 손가락 마디까지 형태를 만들 수 있는
마네킹이 두 개 있었고 창고 여기저기에 안쓰는 마네킹들이 쳐박혀 있었습니다.
그 여성 디자이너가 말에 의하면 마네킹의 손가락 모양을 잡아놓고 잠시 돌아서서 카메라 세팅하고 다시보면
손가락 모양이 틀어져 있다는 겁니다.
그러려니 하고 잊어버렸습니다.
마네킹의 손가락 모양이야 마디에 연결된 부분이 긴장되었다가 풀어지면서 약간 변형될 수 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정말로 이상한 것은 대낮에도 창고를 암실로 만들어 놓아서 항상 불을 켜고 들어가야 하는데
항상 음산한 기운이 느껴진다는 것 입니다.
특히나 맨 안쪽에 있는 방은 불을켜고 작업하려고 하면 '탁' 하고 차단기가 내려가서 암흑이 되어 버리고
다시 입구로 가서 차단기 스위치를 올려야하고, 수시로 차단기가 내려가서 창고안에서 제품 찾거나 정리하는 작업이 있을경우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었지요. 그 제일 안쪽방이 제일 음산했던것 같습니다.
벌건 대낮에 무서울게 뭐가 있겠습니까?
근데 창고에 들어가보면 이상하게 뭔가 튀어 나올것 같습니다.
사방이 깜깜하고 음산한데다 정리 안되서 여기저기 널부러진 마네킹과 의류뭉치, 원단뭉치가 뒤섞여 있고 방 가운데는 제품박스들이 정렬되어 쌓여 있는데 너무 오랫동안 방치되어 먼지 투성이인데다 정리할 것들이 너무너무 많아서 회사에서도 그냥 방치만 하고 있었지요.
창고형태는 아래와 같습니다.
4번방이 대낮인데도 제일 가기 싫은 곳 입니다.
출입구에서 제일 멀리 떨어져 있을 뿐더러 제일 깜깜하고 다른 방과 달리 차단기가 유난히 잘 떨어지는 방입니다.
어느날은 출근 해 보니 창고에 고사를 지냈는지 향 냄새가 남아있고 여기 저기 촛농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하루는 제가 제품을 찾으러 4번방안에서 물건을 찾고 있는데 아니나다를까 갑자기 '탁'하는 소리와 함께 전기가 나가면서 암흑세계가 되어 버립니다.
"에잇 또 나갔네~" 하면서 어둠이 눈에 익기를 기다렸다가 입구쪽으로 차단기를 올리려고 가는데
시꺼먼 그림자가 쑥 나타나더니 이내 사라집니다.
(아래의 그림 참조)
숨바꼭질 하듯이 빼꼼 내다보더니 쏙 들어가 버립니다.
"마!!!!!" 하고 소리치면서 제품박스 뒤에 가보니 아무것도 없습니다.
입구에 가서 차단기 다시 올려 불을 켜고 둘러보니 화장실(제품,원단,마네킹등이 흐트러져 있음)에 검은 마네킹 두 개가 누워있네요.
아까 제품박스뒤에서 빼곡 고개를 내밀던 그 녀석이 맞구나 싶었습니다.
물론 제가 헛 것을 보았을 수 도 있습니다.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없었던 일을 지어낼 수 는 없고 싱겁게 이야기가 끝났지만
아무튼 마네킹처럼 사람의 형상을 한 인형은 가급적이면 집안에 들이지 않는것이 좋다고 합니다.
육신이 없는 영혼이 사람의 몸뚱아리에는 들어갈 수 없고(간혹 들어가기도 하지만-빙의) 사람 형태의 사물에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불상도 높이가 30센티가 넘으면 집안에 두지 않는것이 좋습니다.
인형은 두 말 할 것도 없습니다.
군대에서 허병을 세우는 경우가 있는데, 보초를 세우는 인원이 부족한 경우 마네킹에 군복을 입히고 허수아비처럼
세워놓는것을 말합니다.
모형소총을 잡고 있어서 멀리서 보면 초병이 보초를 서고 있는것 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이 허병을 세워놓은 곳에서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실제 군인이 없고 허수아비인 허병이 서 있는 초소에서 상황실로 무전이 온다거나 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고 합니다.
마네킹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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