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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

어느 겨울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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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제가 아직 역학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보니 제 나이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분이 많습니다.

참고로, 저는 1966년(병오)생 입니다.

각설하고,

 

지금부터 약 10년 쯤 전 어느 겨울 밤이었습니다.

토요일 이었는데 친구들과 스크린골프 한 게임하고 저녁  먹고  집에오니 8시30분 정도 되었더군요.

집사람은 송년회 모임으로 외출중이고 아들은 거실에서 티비를 보고 있었는데

그날 따라 피곤해서 일찌감치 안방에 들어가서 잠이 들었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내가 잠결에 걷어찬 이불을 다시 제대로 덮어주는 듯한 느낌에 집사람인가 하며

잠이 깨서 침대에 누운 상태로 졸린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약간 들어서 발 아래를 내려다 보는데

약간 열린 문 틈으로 거실의 불빛과 티비소리가 들어오고 집사람이 몸은 안방에서 빠져나간 상태이며

고개만 방안에 들어온 상태로 문 옆의 보일러 스위치를 만지며 나를 한 번 쳐다 보더니 문을 조용히 닫고 

나가더군요.

나는 다시 눈을 붙이고 잠을 청하면서 '집사람이 오늘 친구들과 놀고 늦게 온다더니 빨리 왔네' 하고 생각한 순간 거실이 너무 조용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집사람이 왔으면 부엌이랑 거실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려야 되는데

너무 조용하더군요.

눈을 뜨고 침대에 누운채로 아들을 불렀습니다.

아까처럼 문이 조금 열리고 거실의 불빛이 어두운 안방으로 들어오면서 아들이 고개를 빼꼼 내밀고

"아빠 왜?" 하고 묻습니다.

"엄마 왔지?" 하고 제가 물어 봤는데

"아직 안왔어!" 하고 아들이 대답하더군요.

"근데 너 아까 아빠자는데 방문 왜 열어봤어?" 하고 혹시나 조금 전에 아들이 들어왔었나 하고 물어 봤습니다.

"나 안방 문 열어본 적 없는데? 아까 부터 티비만 보고 있었어!"  하더군요.

얼마나 지났을까 

현관 문이 열리고 집사람이 들어오며 하는말

"아니 집에 보일러는 방마다 왜 이리 뜨겁게 틀어놨어?" 합니다.

 

저는 추위를 타지 않기 때문에 한 겨울에도 보일러 끄고 삽니다.

분명 꿈은 아닌데 꿈이었을까요?

그렇다면 보일러는 도데체 누가 틀었던 것일까요?

지금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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