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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

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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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를 원래 좋아했습니다.

중학생 시절 어린 나이에도 농번기가 되면 형님과 함께 시골에 있는 큰 댁에 가서 농사일을 도와야 했습니다.

여름철 모내기 하며 땀 흘리고나서 참 먹을때  마시는 막걸리맛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래고 고 천 상병 시인의 '막걸리' 라는 시를 아주 좋아 합니다.

이 맘때면 고향친구들과 어느집 사랑방에 빙 둘러앉아 막걸리 마시던 생각이 납니다.

커다란 단지두껑에 동동주원액을 그대로 들고와서 물을 타서 막걸리로 만들어서 방 가운데 놓고

그 주위로 친구들이 빙 둘러 앉습니다. 

술 잔은 한 개만 놓고 한 친구가 술을 마시면 잔에 술을 채워서 오른쪽에 있는 친구에게 줍니다.

그러면 술 잔 받은 친구는 술을 마시고 그 잔에 술을 따라 또 오른쪽 친구에게 술을 건넵니다.

그러니까 반 시계 방향으로 주욱 돌면서 술을 마시며 얘기를 나누기 때문에 모든 친구가 거의 고르게 술을 마시며 또 친구들이 7명이면 7번째 내 차례가 와야 술을 마실 수 있으므로 술을 천천히 마시게 되어

술이 취하지 않고 밤새 놀게 되는 것이지요.

물론, 술 잔이 어느 한 친구에게 오래 머물러 있으면

"야 빨리 술 잔 돌려라!" 하고 독촉하기도 하지요.

어느 한 때는 너무 많은 동동주를 퍼내서 오는 바람에 동네 형들한테 단체로 두들겨 맞기도 했습니다.

지금이야 위생문제로 인해서 술 잔돌리기가 금기시 되고 있지만 그 때의 술 문화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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