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23년 전의 일이네요.
그 당시에 기록했던 내용 그대로 올려봅니다.
파란색 글씨는 현재 시점에서 추가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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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월)
점심무렵에 시작한 내 모빌의 기어비 변경작업(디프런셜안에 있는 베벨기어의 변경)이 끝나가고 해가질 무렵
명지산의 사고소식을 접했다.
빨리 구조되기를....내일 떠돌이형님과 형수 그리고 나까지 셋이 명지산으로 갈 예정이었다.
당시에 다른 어느 오프로드팀에서 비가오는 명지산에서 야영하던 중에 두 명이 모빌 한대를 타고 잠시 이탈 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과정에서 냇가의 물이 불어서 도강하는 도중에 차량이 통제가 안되어서 두 명이 차량에서 하차 했는데
한 명은 살아남았지만 한 명은 급류에 휘말려 사망한 사고 입니다.
7월31일 오전 11:20 頃 출발.
사고 소식을 접한 후 첫 목적지는 유명산으로 변경.
유명산에 도착하니 시계는 오후 6:20.
튜닝된 내 모빌은 중앙 고속도로를 내내 시속160 km에 육박하는 속도로 달려왔으니
기어비5.285(피니언기어와 링기어간 이빨숫자의 비율)의 힘은 역시 대단했다.
이 사진은 훨씬 이 후에 찍은 사진입니다. 당시에 찍은 사진이 없네요.유명산을 올라가는 도중, 어드반과 ,레드휠이 올라온다는 무전이 옴.
하산을 하니 친구 재규어가 미리 자리를 잡고 기다리고 있다.
얼마 후에는 서울서 여자친구도 달려오고 여자친구의 안내로 정약용 선생의 무덤이 있는 근처의 민박집에서 잠을 청했다.
유명산 올라가는 도중입니다. 여자친구는 다른 오프로드팀에서 같이 활동하던 동갑내기 이며 사귀는 관계는 아니었습니다.
당시에 묶었던 숙소 입니다.
8월 1일 아침
아침일찍 소뿔산 가는길에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를 만남.
자갈길 고개를 넘어가며 앞에 가는 군용지프를 추월하는순간 뒤가 돌아가면서 핸들이 통제가 안된다.
360 회전하면서 제자리를 잡는가 싶더니 다시 반대방향으로 180도 돌면서 낭떠러지 쪽으로 미끄러진다.
이렇게 죽는것인가 체념하는 순간
가장자리에 쌓아둔 자갈더미에 걸려 스르르르 멈춘다. 뒤따라오던 군용지프와 정면으로 마주 보면서...
차를 돌려서 원래 진행방향으로 가는데 앞에 가던 떠돌이형님의 모빌은 보이지않고 빨리오라고 재촉하는 무전만 들어온다.
갤로퍼 숏바디는 앞이 무겁고 뒤가 가볍기 때문에 비에 젖은 자갈길이나 도로에서 코너링시에 뒤쪽이 돌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노인께 길을 물으니 지금 물이 불어서 못간다며 말렸지만
여기까지 와서 그냥 돌아갈 수 없었다.
소치분교를 지나 우측의 다리를 건너서 좌측길로 가보니 개울이 하나 나오는데 건널까 하다가 방향을 잘못 잡은거 같아서
반대길로 돌아갔다...
황톳물에 돌맹이를 던져보니 제법 깊고 물쌀도 쎄차다.
5미터길이의 견인바를 모빌에 고정시키고 반대쪽을 어깨에 걸치고 물을 건너보니 건널 수는 있을거 같았지만 길을 잘못든것 같아 회차했다.
근처에는 작은 개울이 흐르는데 물이 너무도 맑고 차갑다.
한 참을 헤메고 나서 목적지 GOD고개에 도달했다. 코스를 앞에두고 갈등하다가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면 대책이 없을거 같아 아쉬움을 두고 돌아서야 했다.
(사진에 보이는 곳으로 GOD는 클럽에서 정한 코스 명칭)
평소에는 물이 흐르지 않는다. 전 날에 비가 많이 왔기 때문에 물이 흐르는 것이다. 이 코스를 통과하다가 모빌에 문제가 생기면 여정에 차질이 생기므로 회차를 했다.
방동약수터에 가까워지는데 주유소는 안보이고 기름은 다 떨어져간다.
아침가리골로 진입하려는데 '도로유실 통행불가'라고 적힌 바리케이트가 눈에 들어온다.
한 털보아저씨가 다가오더니 반대쪽 월둔에 길이 유실되어 진입불가 하다고 말하고 사라진다.
한 참 가다보니 절반이나 유실된 길이 오른쪽으로 꺽여있고 그 옆에는 10여미터의 낭떠러지가 버티고 있다.
삽으로 흙을 퍼나르고 돌을 주워서 쌓아보지만 진척이 더디다.
다시 빗방울이 떨어지고 번개도 친다.
하필이면 철삽으로 작업하는 중인데...괜히 불안하다.
형님이 한번 진입해보자 하며 진행한다.
그런데 도저히 진입각도가 안나온다. 뒷 바퀴가 불안하다.
살살 진행을 해 보니 모빌의 무게로 인해서 우측으로 기운다. 내가 우측에서 팔로 밀어보지만
약간 굽어진 길이라 다시 보강공사 하지 않고는 진행이 불가해 보인다.
내 신호에 따라 형님이 일단 진행을 했다.
뒷바퀴가 비에 젖은 생나무위에서 뒷바퀴가 미끄러지며 오른쪽 낭떠러지 쪽으로 돌아가면서 미끌어져
내리다가 오른편 언덕모퉁이에 모빌 옆구리가 걸리면서 멈췄다. 낭떠러지로 떨어질 뻔했던.
윈칭하는 수 밖에..
가시덤불속에 들어가 제일 굵은 나무밑둥에다 윈치고리를 걸었다. 윈칭을 시작하자 나무는 모빌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스르르 넘어진다.
다시 포인터를 찾아 겨우 형님 모빌만 올리고보니 앞에 또하나의 언덕과 유실된 길이 버티고있다.
굵은 바위를 날라서 공사를 하고 진행. 이번에도 뒷바퀴가
미끌어지면서 앞전에와 반대방향으로 걸림. 가장 굵은나무에 고리를 걸고 윈칭을 하는데 또 나무가 스르르 기운다.
다시 가시덤불에 들어가 여러 뿌리를 동시에 묶고나서 윈칭에 성공.
이제는 내 차례다. 나도 떠돌이형님처럼 뒤꽁무니가 오른쪽 벼랑쪽으로 돌아가면서 조수석 문짝이 오른쪽의 언덕 모퉁이에 45도 각도로 걸렸다.
그 언덕모퉁이가 없었다면 우리 둘 다 낭떠러지로...차가 기울여져 있어서 연료 경고등이 들어온다.
하이리프트잭으로 뒤를 들어올리고 바위로 보강을 한 다음 윈치로 첫 번째 난코스를 통과 했으나 두 모빌간 거리가 너무 가까워 윈칭을 계속할 수 없다.
와이어 풀고 형님차 뒤로 물리고 내가 두 번째 공사구간으로 진입하는 순간 푸르르하고 시동이 꺼진다.
사이드브레이크 당기고 손으로 연료펌프를 펌핑하며 에어를 빼는 도중
모빌이 뒤로 미끄러지더니 또다시 왼쪽언덕에 쳐박아 버린다.
이번에는 떠돌님의 모빌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뒤로 견인하여 겨우 두 군데 난코스 탈출 성공.
당시에 공사하느라 이 때 찍은 사진이 없는것이 아쉽다.
14:30 경 진입, 현재시간 18:00.
형님과 교신하기위해 CB마이크를 잡는순간 꽝 하는 소리와 함께 조수석쪽에 엄청난 충격이 왔다.
핸들링이 이상하다. 조향장치에 문제가 생긴듯 하다.
내려서 보니 바퀴 '엔드'가 완전히 틀어져 있다.
산을 내려와서 보니 토우 인(toe in)이 아니라 조수석 바퀴가 심하게 toe out 으로 벌어져있다.
그러니까 |/ 이런 모양으로...카센타에 가서 즉시 임시조치를 하고 진부에서 정선을 관통하여 화암약수로 향했다.
저녁을 먹고 각자 모빌안에서 잤다.
8월 2일
아침을 먹고 화절령을 넘어서 부산으로 가기로 했다.
새벽일찍 형님이 윈치를 손보는데 와이어가 꼬여서 잘 풀리지가 않는다. 큰 은행나무에 윈치를 걸고 차를 후진 시켜서 와이어를 풀어낸다음
나무막대에다 둘둘감아서 싣고 화절령으로 향했다.
고씨동굴을 지나 한적한 커브길에서 빠른 속도로 브레이크 밟으며 핸들 꺽는데 조수석 앞 타이어가 펑크났다.
타이어를 갈아끼우고 모빌 수리차 대구의 JR로...도착하니 530,산적,씨브라보님이 마중을 나온다.
JR은 카센터 이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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